안상철 미술관 '김지현 개인展'…기억, 자연에 물들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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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상철 미술관 '김지현 개인展'…기억, 자연에 물들다
자연 속 재료로 기억 속 장면 표현
한국화가 故 안상철 화백의 뜻을 기리기 위해 유족과 제자들이 양주시 백석읍 기산저수지 부근에 2층 규모로 건립한 ‘안상철 미술관’이 올해 첫 전시로 한국화분야의 촉망받는 젊은 화가 김지현의 개인전 ‘still remember’展을 다음 달 10일까지 연다.
실크와 광목천에 분채, 석재, 방해말 등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색을 입혀 작품을 완성하는 김지현 작가는 “기억 속 자연정감을 소재로 삼고있는 만큼 인위적이고 눈에 띄는 재료보다 한국화 재료를 천이라는 바탕화면 위에 여러 겹 쌓아 작업하는 방식을 통해 내용과 형식을 같이한다는 의미를 담았다”고 설명했다.
김 작가의 작업 과정은 옷감을 독에 넣고 건져 말리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하며 천연염료로 옷감을 물들이는 염색장인의 전통적인 작업과정을 닮아있다. 바탕이 되는 천을 여러 번 세탁해 자연 그대로의 상태도 되돌리는 정련 과정을 거친 후 먹, 채색 안료를 사용해 색을 입히고 빨아내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한다.
색이 켜켜이 쌓이고 흐릿해지는 과정은 우리 내면에서 고스란히 남지 않고 희석돼 축적되는 기억의 속성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. 김 작가의 작업은 기억에 대한 ‘형적(形迹)’을 수집하는 것에서 출발해 이미지의 재구성이라는 표면적 형태로 귀결된다. 나뭇가지와 원형이 반복·중첩된 작품들은 때로는 감춰져있고 때로는 잊은 듯 하지만 문득문득 떠오르곤 하는 기억 속 장면들을 표현했다. 그렇기에 같은 작품을 보면서도 ‘선택적 지각(selective perception)’에 의해 각자의 잊지 못하는(Still Remember), 내밀한 ‘그 곳’ ‘그 순간’을 상기시켜 또 다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.
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숲을 찾아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을 작업에 반영한다는 김 작가는 “작가와 관람객 간의 소통과 감동의 진폭이 큰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으며, 그런 작품으로 기억되는 작가가 되고싶다”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.
박현민기자/min@joongboo.com
출처 : 중부일보(http://www.joongboo.com)